가을이 저만치 떠나려고 하는 날 봇짐을 메고 봉화 청량산 청량사를 찾았다. 가파른 절벽 아래 다소곳이 앉아 있는 청량사는 산세가 범상치 않다. 한 폭의 동양화를 오롯이 옮겨 놓은 듯 여기가 도원경 아닌가 싶다. 유명한 사찰마다, 유명한 계곡마다, 원효대사, 사명대사 등 대사가 꼭 등장하는데, 여기도 원효대사 구도의 길을 따라 한참 끙끙거리고 올라가니 청량사가 둥지를 틀고 앉아 있다. 광활한 풍광은 아니더라도 동양적 예술의 모태가 청량사에서 유래된 것 같다. 심리 치유 명상프로그램은 청량사가 제격으로 여기서 1년만 수양하면 신선이 될 것 같다. 아름다운 사찰과 이름 모를 산새들 노래에 하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외로움, 괴로움, 번뇌 모두 내려놓고 계곡 실안개 드리워진 청량사에 조용히 묻히고 싶다. 청량산 청량사,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온화하게 대하고 자기에 대한 처신은 늦가을의 차가운 서릿발처럼 엄정하게 한다는 말인데, ‘대인춘풍’은 청량사가 대신하니 필요 없겠다.
고운 빛깔로 물들어 있는 천년고찰 부석사 단풍과 추풍에 뒹굴고 있는 낙엽에서 만추(晩秋)로 향하는 적막함과 산사의 고즈넉함이 노(老) 기자의 육신을 엄습해 온다. 부석사 길옆 과수원 사과나무에 탐스럽게 매달린 사과는 산사를 찾는 이방인들을 향해 거두어달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올해 최악의 폭염을 용하게 이겨내고 결실을 본 농부 얼굴도 오늘은 희색이 완연하다. 지난해 이맘때, 다시는 오지 못할 아름다움을 홀로 간직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산사에서 터벅터벅 내려오던 발길이 당시는 애잔했을 터다. 가을은 허무주의의 냄새까지 풍기는 쓸쓸한 그림자 위에 인간에 대한 사랑을 오버랩시키는 진지함도 보여주고 있다. 솔바람의 노래가 끊어질 듯하면서 이어지는 부석사, 속절없이 떠나버린 날들을 이제는 사랑이라 부르지 않으리라, 영원히 기약 없는 이별 뒤에 찾아와 추억의 서러움만 남긴다. 산사 노오란 은행잎들이 짓궂은 바람에 날린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24일, 안동시청 직원들과 함께 내일(25일) 독도의날을 맞아 태극기를 흔드며 독도수호 의지를 다지는 행사를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물돌이 마을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350도 휘돌아 나가는 육지 속의 섬마을로 예천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용궁역 테마공원 용궁 순대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하다. 회룡포에서 삼강주막까지 강변길은 전국 걷기 좋은 길에 선정된 자연 친화적 녹색 길이다. 또한, 낙동강 700리에 마지막 남은 주막인 삼강주막은 1900년경에 지어진 주막으로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 구성의 특징을 가져 건축역사 자료 (경상북도 민속자료)로서 희소가치가 크다. 주막의 부엌에는 글자를 모르는 주모 할머니가 막걸리 주전자의 숫자를 벽면에 칼끝으로 금을 그어 표시한 외상장부가 눈에 띈다.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온달산성을 찾았다, 이곳은 고구려 온달이 이 성을 쌓고 신라와 싸우다 전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발굴조사 결과 신라 석축산성의 축성방식이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온달산성은 해발 427m 성산 정상부에 위치한 반월형으로 축조된 모습을 보인다. 이곳을 찾아가는 방법은 온달관광지에서 동문 쪽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로 약 50분가량 소요된다. 다른 한 곳은 북문 방향인데 소백산자연휴양림 근처 임도로 접근할 수 있다. 차량 이동 가능하나 숲이 우거지고 길이 험해 임도 입구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차량으로 이동 시 10분가량 소요된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성금마을의 김성식 씨가 소와 함께 밭을 갈며 본격적인 봄농사 준비에 나섰다. 오랜 세월 이어온 전통 방식이 봄 햇살 아래 정겨운 풍경이다.(사진=단양군 제공)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있는 재래시장인 ‘화개장터’는 지리산 영신봉에서 발원한 화개천이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지점으로 과거에 행상선(물건을 나르는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가장 상류의 지점으로 섬진강의 가항종점(배가 정박할 수 있는 마지막 지역)이었다. 올해 봄은 안타깝게도 전국적인 산불의 영향을 하동군도 받아 제27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3일, 기자가 방문한 화개장터의 분위기는 축제나 다름없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갈등의 험악함을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함께 살아가다 보면 또 살아지는 것이 인간사 순리임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