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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소리] 노사 화합으로 경제 살리자

 

세상만사 우연은 없다. 우연처럼 보일 뿐 필연적 원인이 있는 법이다. 씨를 뿌렸으니 열매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이른바 인과(因果)다. 다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조짐은 있다.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덮치며, 구조물이 무너질 때도 크고 작은 예후가 있는 것과 같다. 조짐을 보고 닥칠 일을 예상해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은 삶의 지혜다.

 

 

미, 협정 깨고 자동차 관세 20%로 인상 으름장

 

고환율과 고금리, 미국발 관세 폭탄 등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내수 부진의 우리 경제에 ‘해외 리스크’마저 그만큼 커졌음을 뜻한다. “복은 쌍으로 오지 아니하고, 화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福無雙至 禍不單行)”는 ‘속설’의 현실화를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사 화합, 이른바 산업평화가 기본이다. 한데 현실은 아니다. 반도체와 함께 우리 주력 수출산업 자동차를 보자. 근래 한국자동차산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 자율주행차와 고효율 친환경 전기차 양산 등 자동차 생산과 기능 등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저임금을 무기로 자동차 생산·수출에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다.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생존‧발전하기 위해선 적기 투자와 인력 양성·노사 협력이 더욱 긴요하다.

 

현대차·기아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2025년 판매량 기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합산 727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3위권 내외를 유지하며 견고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기아는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313만 대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던 한국 자동차 업계가 노동자 파업이라는 암초를 맞닥뜨렸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10여 년 만에 공동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연대를 통해 법적 정년 연장(만 65세)과 주 4.5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현대차의 정년은 만 60세다. 하지만 61세부터 숙련 재고용이라는 제도로 정규직이 아닌 촉탁 계약직 신분으로 2년 더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안건은 경영권·인사권 침해이자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청년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23년 기준 44.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6.5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 시간마저 줄이면 생산량 유지를 위해 인건비가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차·기아 노조뿐 아니라, 노동계 전반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사용자 측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금속노조는 산하 노조에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청노조를 통해 본협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취지다.

 

눈을 돌려 보자. 한국과 미국은 대미 수출품 전반에 매기는 상호 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각각 15% 적용받고 있다. 일본 등 경쟁국과 같은 비율이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자동차 등 한국 상품은 무관세여서 그동안 일본 차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불평등한 무역 구조가 만들어졌다. 설상가상 미국은 협정을 파기하고 25%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노조는 위기 상황 공유 산업평화 힘쓰길

 

노조는 기업의 해외 이전이 증가하고 있음을 심각하게 보길 당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ODI)는 연평균 12조4000억 원으로 외국인 직접투자(FDI) 4조9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취업 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의 일자리 유출이 더 컸다는 게 문제다.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을 기피하는 이유는 투자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캐나다 프레이저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는 162개국 중 145위로 파키스탄(137위)보다 낮다. 매사 파업 위주의 전투적 노조 행태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노사 갈등이 커져서 기업이 조용히 떠나면 남은 사람들만 고통받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다. 노조는 위기 상황에서 제 밥그릇만 챙긴다면 정상에서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 노사가 대화로 기업 경쟁력인 산업평화를 이루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