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개나 주의, 주장 등을 바꾸거나 저버린 사람을 ‘변절자’라고 한다.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등산로 입구 좌측을 보면 공비토벌 전적비가 세워져 있고 6.25 전쟁 당시 교전이 치열했던 장소로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당시 전투경찰로 지리산 전투에 참전했던 경북 안동시 김모 씨(현재 작고) 생존 시 증언에 따르면 낯 시간대는 주변 농장에서 일하다가 밤만 되면 국군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사살 작전을 전개한다고 전했다.
김모 씨는 생존 당시 지리산 전투를 회상하면서 “그쪽 사람들은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몸은 대한민국에 있으면서 사회주의적 사상관과 반국가적 이념을 항시 고수하며 자유 진영과 민주주의 체제전복을 기도 한 인사들이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새마을 운동을 맹비난하고 전혀 협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쪽 사람들이고 도시가 낙후되자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생트집 잡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경북 안동시, 영주시, 봉화군, 청송군 등은 무슨 혜택이 있었는지, 경북에서 가장 낙후되고 도시가 발전되지 못 한곳이 경북 북부지역 아닌가, 그러나 이곳 시민들은 함구하고 국가 발전에 헌신해온 그야말로 순덕하고 근면 성실한 생활만 해온 시민들이다. 경우는 좀 상이 해도 전장에 참전한 국군이 총 들고 적군에 투항해 버리면 그 조직과 사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치도 정치인이 걸어야 할 길이 있고 펴는 도리가 있다. 그 길을 政道(정도)라고 한다. 오늘 아침에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하다가 내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 찬양하면 어떤가, 안되란 법은 없다. 하지만 안동시민들 눈높이에 적절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臨渴掘井(임갈굴정)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판다는 뜻인데, 아무리 목이 말라도 그 조직을 배신하면 ‘변절자’란 단어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따라 다니지 않겠나.
필자는 경남 진주시에 가면 촉석루 생각이 꼬리를 문다. 영남 제일의 아름다운 누각이며 관기 논개가 왜장과 함께 투신한 명소이다. 그곳 바위 돌을 ‘의암’이라고 칭하고 경남기념물 235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날아다니는 참새야 때에 따라 소나무 위에도 앉고 뽕나무 위에도 앉지만, 지성을 갖춘 정치인이라면 앉을 때 설 때를 가려야 하지 않겠나, 배가 아무리 고프고 권력욕이 전신을 엄습한다 해도 獨也靑靑(독야청청)할 때는 그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두더지처럼 10년 사는 것보다 사슴처럼 5년 사는 것이 좋지 싶다. 논개보다 못한 정치 길을 선택한 정치인이 민주열사 운운하고 해바라기 인생이 돼 국정을 논란의 소용돌이로 끌어넣는 우는 범하지 말기 바란다. 권좌는 영원하지 않아도 국가는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고 있는 과정이 정치인의 전면이다. 囹圄(영어) 속에서 특검의 칼날에 휘청이는 과거의 권력을 보면서 현재 권력도 5년 후 저런 모습이 재현 안 되리란 보장도 절대 없다.
출정하지 않겠다고 반항하다가 의자에서 떨어져 엉덩이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흘러나온다. 역사 속 한 장면이다. 출근 시 진행하던 차량이 멈춰 서고 그 권력 앞에 秋風落葉(추풍낙엽) 된 인사들이 부지기수 아닌가. 그런 권력이 불과 1년 사이 엉덩이 치료 중으로 顚倒 (전도) 돼 버렸다. 역사는 사실을 어떻게 기록해 놓을까. 花開作夜雨 花落今朝風(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 어제 밤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이 지는구나 란뜻이다.
권력의 무상함을 나타내는 아주 좋은 구절이다. 지방 자치 단체장도 이제 뻣뻣해진 목도 풀 때가 서서히 다가온다. 약 9개월 지나면 손주나 보러 갈 사람들 많이 나오지 않겠나. 지방 시·군을 출입하면서 숱한 구역질 나는 모습도 보고 지나다 보니 세월이 저만치 가고 있다. 자신은 평생 시장할 줄 알았던 모양 같은데, 세월이 당신은 그만하고 집에 가라고 등을 돌리는 듯하다. 떠나더라도 정치곡예사는 되지 마시라.
大廈千間 夜臥八尺 良田萬頃 日食二升(대하천간 야화팔척 양전만경 일식이승) 큰집 천 칸이 있을지라도 밤에 자기가 누울 곳은 여덟 자에 지나지 못한 것이고, 좋은 전답이 만석 거리가 있을지라도 자기가 먹는 곡식은 하루에 두 되에 지나지 않는다. 는 뜻이다. 욕심을 내면 결국 가장 가까운 곳은 囹圄(영어)이고 그 속에서 나머지 삶을 마감하는 슬픈 현실이 도래할 것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변절자’가 되면 몇 년은 그런대로 간다 그러나…
나이 팔십이 넘은 노정객이 툭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 운운하며 방송에 출연해 침묵하지 못하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은 정치를 참 깊이 없이 한다. 말하는 모습이 너무 얕고 깊이가 없어 독자들에게 조잘거린다는 인상을 줄 때도 있다. 촉새 쪽으로 기울어지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인데 그 사람도 변절하거나 철새 정치는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들도 자신의 입지를 위해 지역 영혼을 팔지는 않았다.
일반 수용자(잡범)들은 만기출소하고 범털(정치인)들은 잠깐 쉬었다 나온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은 오래전 얘기고, 문재인 정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이름으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하는 범위가 6대 중요범죄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로 제한됐고, 다시 2대 중요범죄(부패, 경제)로 줄어들었다가 이재명 정부에서는 중대 범죄 수사는 중수청으로 넘기고, 검사의 수사개시는 금지하고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만 남기는 법안이 추진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