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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천시 재량권 일탈·남용 도마 위에

개인 지자체 간 ‘신뢰보호원칙’을 깬다면 그 대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제천시 건축과의 행정집행이 형평성을 상실했다. 소위 높으신 분의 입김이 작용하면 평소 보이지도 않던 위반건축물들이 한순간에 보이는가 보다. 기자는 5년 전 2021년 당시 제천시청사에 설치된 위반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요구한 적 있다. 그러나 제천시청사의 위반건축물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제천시 건축과 담당자는 “당시 해당 부서에 시정요구 공문을 보냈다”라고 답변했다. 그럼 5년 동안 왜 시정되지 않았나 물으니 “그건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향하는 행정력은 1~2개월 유예를 주고 철거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바로 부과하면서 정작 제천시청사 건물은 5년 동안 시정 하지 않은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현재 제천시 건축과에 위와 관련 내용의 정보공개요청을 한 상태다. 건축법에 보면 국가·지자체·개인 할 것 없이 위반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예외 없이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어야 한다. 그렇다면 제천시 건축과 담당자가 당시 위반건축물을 관리하는 부서에 공문을 보냈다면 해당 부서는 5년 동안 시정업무를 처리하지 않은 것이고 건축과는 이를 알면서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이다.

 

이 정도면 행정상 ‘부작위’를 넘어 형사책임이 따르는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 사법기관이 따져보아야 할 사안이다. 이런 엉터리 행정에 더는 제천시의 자정 능력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위반건축물 단속이 지자체의 재량권을 넘어 높으신 분들의 칼처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행태를 더는 넘어가기 힘들게 됐다.

 

‘신뢰보호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개인과 지자체 간에도 존재한다. 이것을 문서화 해서 공식화할 수도 있지만 입증할 비공식 자료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 이 원칙을 깬다면 그 여파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은 오롯이 이 약속을 깬 대상의 책임이다.

 

제천시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해서도 바로잡아야 한다. 민간건물에 대해서는 이행 명령 뒤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관공서 건물에는 5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불평등한 행정에 대해 시는 반성해야 한다.

 

직무유기에 대한 형사 고발은 증거입증이 필수다. 암묵적 봐주기로 사안의 수위를 낮추기에는 증거가 차고 넘쳐 이번에는 어려울 것이다. 지자체의 재량권 남용에 대해서도 감사원과 같은 기관이 조사한다면 변명으로 5년의 세월을 덮기에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그동안 건축물 계도도 전무했다. 제천시청 건물부터 위반건축물인데 시민들에게 위반건축물을 계도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다. 헌법에서는 제11조 평등원칙이 있다. 국민을 위한 행정은 모두가 평등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3두 12363 사건은 행정청은 단속 여부·시기 등에 재량이 있다. 그러나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인만 선택적으로 불이익 처분하면 위법자의적 차별은 재량권 남용이라는 판례가 있다. 개인과 공공 모두 건축법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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