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은 적대감을 화합으로 바꾸는 기술이 우선 필요하다. 밴댕이 소갈머리로 선출직을 갈망하지 마라,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엇갈리는 관점들을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술이 선출직의 당락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회의 상석에서 화난 동료들을 달래고 화해 하도록 하는 리더가 결국 최종 승자로 올라가게 되는 것을 여러 명 봐왔다. 내가 잘났고 시민들보다 스펙이 좋으니 내 말 한마디면 모두 따라올 것이다. 라는 착각은 멀리 버리는 것이 승리를 위해 절대적일 게다.
손바닥 뒤집듯 정책이 나날이 바뀌고 일관성이 없으면 선거비용은 폐지 줍는 노인들 밥값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멋진 일일 것이다. 내 사람을 만드는 길이 멧돼지에게 콩 자루 던져 주는 것처럼 쉬울 것 같으면 정치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군대 지휘관처럼 그저 명령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 사람이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삼고초려’ 하다시피 해서라도 내 편을 만들어야 하는 법, 그 과정이 힘들면 선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도자란, 압박감과 괴로움,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술집에 가보면 참 쉽게 여성을 만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이 흘러가면 결국 피나게 벌어 긁어모은 금 원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사람을 쉽게 만나면 자신이 바라던 목적이 이루어 지 든 이루어지지 않든 파트너와 작별하게 된다. 몇 개월을 동행하기 위해 쉽게 접근했다가 쉽게 작별하는 상대는 따로 있다. 그런 사람은 돈으로 구하는 사람이고, 정책이나 책사의 지혜를 얻기 위해 자신이 만용으로 접근해서 설사 동행하기로 해도 결과는 실패한다. 그런 인물이 접근해 올 때 비상식적인 언행을 노출해 보면 금방 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2월 12일 이상천 전 제천시장 재선 출마 선언식에 초청돼 몇 년 만에 브리핑룸에 앉아있어 보니 격세지감이 약간 느껴졌다. 사실 언론사 ‘논설주간’ 직함이면 기자회견장에 나가는 서열이 아니다. 대한뉴스 경우 임직원 포함 150여 명 되는데, 요즘 유튜브로 기자들이 쏠리고 각 언론사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지방 출입하는 임원들은 취재현장으로 나가기 마련이다. 이날 제천시 브리핑룸은 입추의 여지 없이 인산인해로 이상천 전 시장의 세(勢)가 만만치 않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선출직은 바로 ‘세’가 절실한 것이다. 시민이 한 사람을 선출하는 일인데 시민은 없고 당사자 입만 공중에 떠 있으면 그 사람은 신임하기 어렵지 않을까, 그러면서 숫자 부풀리기에 혈안이 돼 있고. 거짓말만 능청스럽게 하면서 금방 알 수 있는 허황한 외국 어느 곳 사례를 예시하며 뜬구름 잡는 공약이나 내뱉는 얼치기들을 지방 곳곳에서 봐왔다. 자동차로 말하면 ‘프레임’은 안보고 외장만 보면서 구매해 버리면, 현재 충북 제천시처럼 도심은 뻥 뚫리고 리더의 입만 호수 위에 둥둥 떠다니는 현실로 추락하는 것이다.
출마자는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역전지게꾼도 한 표, 대통령도 한 표라면 모두 포용해야 한다. 기름 묻은 손, 흙 묻은 손 구분하지 말고 잡아줘야 한다. 시민이 찾아가서 잡아줄 때는 당락이 이미 결정된 뒤라 아무 의미가 없다. “손안에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새 두 마리보다 낫다”는 것이다. 시민을 무시하지 말라. 대장간에 가면 대장장이 말을 들어야 하고 식당에 가면 주방장 말을 들어야 하는데. 못난 정치인들은 식당에 가서 인삼 캐는 소리를 하니 그것이 아주 잘 못 된 일이다.
이상천 전 시장 출마선언문 낭독 때 여러 명이 선언하는 과정을 연출한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지방 어느 곳에서도 잘 볼 수 없는 명장면이라고 본다. 역시 기획통으로 깊이 생각한 부분이 돋보이고 4년 야인 시절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증명을 시민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고 했든가, 사람은 살아보면 “구관이 명관”으로 그리울 때가 많다. 마누라도 옆에 있을 때는 모른다. 그러나 며칠 외국이나 가버리고 혼자 있으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고 싶을 것이다.
필자는 세상을 오래 살았다. 이제 내일 죽는다 해도 여한(餘恨)이 없는 삶이 돼 가고 있고, 다방면으로 사람을 보는 지혜가 생겼다. 사람은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속이 아름다운 사람이 있고 겉이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시민 여러분은 부디 속이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며, 시민을 사랑하는 리더를 찾아야 할 것이다. 편협하고 토라지고 관료주의적인 사람은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 리를 간다”라고 했다. 훌륭한 큰 인물 곁에 있으면 그 음덕이 미치고 도움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