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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칼럼] 제천시, 시민들 삶에 돈을 써라

 

충북 제천시는 단체장이 재선에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추진한 행사가 국제음악영화제인데, 6일 동안 약 50억 원이 날아갔다. 4년 동안 야인생활하면서 국제음악영화제에 마치 한 맺힌 사람처럼 뚝딱 해치워 버렸다. 그 뒤로 제천시 사정은 어떤가, 예술의 전당 잔디만 망가졌고 도심은 계속 텅텅 비어가고 있다. 22년 동안 추진해온 결과물이 도심 공동화 현상만 초래한 하나의 신호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문제는 제천시 행정정책은 구태의연해 혁신하지 않으면 이웃 도시대열에 합류하기 매우 어려운 상태에 진입하고 있다. 지역인재영입 바탕이 열악하고 도시 중심축은 젊은 층에서 노령층으로 그 핵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취약점을 이용해 선출직은 노령층 밥상 공세로 사실상 표를 구걸하고 있으며, 바른 정책구상 대결이 아닌 속 보이는 변화의 시그널이 지역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필자에게 항변할지 모르겠으나 제천지역 농지 불법전용 사실을 수개월에 걸쳐 취재해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어찌 된 사정인지 건드리면 불법이 나온다. 최근 제천비행장 끝부분을 취재해 보니 이곳 주변 역시 약 40% 정도 농지를 전용 허가 없이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농지에 골재를 깔아 아예 뭉개 버린 농지가 수두룩했다. 현지 사정이 이런데 이재명 정부가 눈감아 줘야 하나, 단속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은 훗날 식량을 수입해 먹어야 하는 과정이 분명히 올 수도 있다.

 

제천비행장 끝부분 농지 불법 전용은 제천시 신속 허가과에서 현재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산업국장마저 소신과 혜안을 가진 인사보다 단체장의 뜻에만 순응하는 ‘예스맨’을 앉혀놓았으니 통찰력이 떨어지고 지도·단속 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모든 것이 제천시 한계라고 보면 될 것이고, 제천시는 왜 원주시처럼 물갈이를 못 하나, 조직의 신진대사가 멈추니 정책 역시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혁신의 기치(旗幟) 아래 새로운 틀이 짜여야 하는데 변화를 꾀하지 못해 도시발전은 과거의 관행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제천시의원 진용(陣容)을 돌아보면 더욱 한심할 것이고, 할아버지 시의원들이 행정견제가 아닌 박수부대로 월정료만 가져갈 것으로 보이며, 의회마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양평에 연고가 있어 자주 간다. 돌아오는 길에 여주시를 둘러보는데, 여주시 경우 2013년 9월 23일 시로 승격돼 13년을 맞았지만, 시 인구 2026년 8월 말 기준 11만 40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여주시도 제천시처럼 도농복합형태의 시인데, 시 승격 이후 인구·산업·정주 여건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천시 인구는 떠나고, 여주시나 원주시 인구는 왜 머물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제천시 단체장이나 선출직들 면면을 보라. 좀 섭섭한 소리 하면 뒤통수나 칠 연구에 골몰하고, 자신이 제일 똑똑하고 잘났기 때문에 시민의 고견은 절대 듣지 않는 것이 이 사람들 특징이다.

 

국제음악 영화제 경비 약 50억 원으로 시내 쌈지 주차장 만들면 10곳은 충분히 만들 수 있고, 약 30년은 그곳 주민들이 잘 사용하지 않겠나. 현재 제천 의림 성당 측은 자기 내 넓은 마당은 텅텅 비워 놓고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명분 아래 일방통행 주차 단속에 제천시를 앞장세우고 있다. 그러니 가뜩이나 불경기에 상권은 싹쓸이 전멸이다. 앞·뒤로 주차 단속 때문에 차 세울 곳이 없는데 점포는 개점휴업 상태로 상인들은 신음하고 있다.

 

시민들 삶에 돈을 써라, 배우·감독에게 제천시가 돈 뿌리지 않아도 그 사람들 잘 먹고 잘산다. 약 50억 원 뿌려서 시민 경제 상태가 좋아질 것 같으면 더 뿌려도 누가 뭐라 하랴,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는 이야기다. 22년 해봤으면 답을 얻었을 텐데, 또 노인들 밥상 들고 다니면 방법이 없지 않겠나, 절이 무거우면 스님이 떠나는 법이다. 라며 일부 시민은 떠나버린다. ‘먹고 살기 어려 운데 머물 이유가 없다면서 떠난다.’ 바로 이 문제가 인구소멸 첫 번째 원인이다.

 

시민 경제불황은 ‘딴따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공직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주요자리에 발탁되고 퇴직한 고위행정관료가 다시 지역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물론 행정 경험은 소중하다. 수십 년 동안 공직에서 조직을 관리하고 예산과 행정절차를 다뤄온 경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행정을 오래 했다고 해서 경제도 잘 아는 것인가. 텅텅 비어가는 도심을 보면서 답은 시민들이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