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신규 교정시설 4곳의 조성 부지를 전국 공모하면서 지자체들의 유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법무부의 설치 제안을 계기로 시민 의견 수렴과 자체 입지 심사를 거쳐 후보지 3곳을 확정했다. 보은군과 경북 청송군도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영덕군은 후보지 모집에 나섰다.
10월 1일 현재 공개된 추진 상황을 보면 제천은 후보지와 우선순위를 정하고 제안서 제출 일정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준비 진척도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전국 최종 접수 명단과 후보지별 평가 결과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자체 준비가 앞섰다는 사실만으로 최종 선정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천의 교정시설 유치 논의는 법무부의 사전 제안에서 출발했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5월 8일 제천시에 신규 교정시설 설치를 제안했다. 법원과 검찰청이 있으면서 교정시설이 없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공모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관련 내용이 시장직 인수위원회와 이상천 시장에게 보고되면서 논의가 본격화했다.
제천시는 지난 8월 시민 공청회를 열어 유치에 따른 기대 효과와 우려를 논의한 뒤 시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시민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 61.7%, 반대 38.3%로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입지 희망 마을을 모집하고 후보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자체 공모에는 9개 읍·면·동 16개 마을이 참여했다. 제천시 입지선정위원회는 부지 여건과 토지 이용 효율성, 기반시설 접근성, 주민 수용성, 사업 추진 용이성 등을 검토해 송학면 도화1리를 1순위로 선정했다. 화산동 산곡1통과 산곡2통은 각각 2순위와 3순위 후보지로 정했다.
도화1리는 시유지 비율이 높아 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완만한 지형과 주변 수목을 활용한 자연 차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10월 중 시의회 동의를 거쳐 11월 4일까지 최종 유치제안서를 법무부에 낼 계획이다.
법무부가 먼저 설치를 제안했다는 점은 제천의 추진 배경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그러나 사전 제안이 이번 공모의 우선권이나 선정 보장을 뜻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천 역시 지방의회 동의와 제안서 제출을 거쳐야 하며, 주민 수용성과 부지 개발 여건 등을 법무부 심사에서 검증받게 된다.
보은군도 교정시설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지난달 마을 단위 유치 신청을 받은 결과 8개 읍·면 16개 마을이 참여했다고 1일 밝혔다. 부지 적정성과 기반시설, 주변 환경, 주민 수용성 등을 평가해 후보지를 3곳으로 압축한 뒤 법무부에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유치 마을에는 10억 원의 주민지원사업비를 제시했다.
청송군은 기존 교정시설 운영 경험과 관련 기반을 내세워 추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진보면 일원에서 군의회와 이장연합회, 주민 등이 참여한 유치 캠페인을 열고 주민 동의서 작성과 유치 활동 참여를 요청했다. 군은 교정시설과 오랜 기간 공존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수용성과 지역사회 협력 기반을 강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영덕군은 읍·면별 후보지 신청을 10월 1일까지 받기로 하고 입지 검토에 나섰다. 신청 지역의 부지 여건과 주민 의견 등을 살핀 뒤 실제 공모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교정시설 유치를 추진했던 영양군도 이번 공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후보지 확정이나 최종 제안서 제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국 유치 현황을 볼 때는 지자체 내부 모집과 법무부 공모 접수를 구분해야 한다. 제천과 보은에서 각각 16개 마을이 신청했다는 것은 해당 시·군에 유치 의사를 제출했다는 의미다. 이를 법무부에 접수된 전국 응모 건수로 볼 수는 없으며, 최종 제안서 접수 마감까지 참여 지역과 후보지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
법무부는 지난 8월 28일 시작한 공모를 통해 오는 11월 4일까지 최종 유치제안서를 받는다. 지방의회 동의를 받은 지자체가 신청할 수 있으며, 지자체별로 최대 3개 후보지를 제출할 수 있다. 법무부는 11∼12월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대상 부지를 선정하고, 12월 선정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규 교정시설은 각각 수용 정원 1,000명, 상주 직원 약 250명 규모로 계획됐다. 필요한 부지 면적은 19만2,000㎡ 이상이며, 건설비는 시설당 약 2,419억 원으로 4곳을 합쳐 약 9,676억 원이다. 건축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하고 토지보상비와 운영비는 별도로 투입하며, 준공 예정 시점은 2034년 12월이다.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제천은 시민 의견 수렴과 후보지 선정을 마쳤다는 점에서 준비가 구체화된 지역이다. 청송은 기존 교정시설 운영 기반을 내세우고 있으며, 보은은 최종 후보지 압축을 앞두고 있다. 다만 각 지역의 토지 확보 조건과 개발비용, 주민 동의 수준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전국 후보지의 경쟁력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종 심사에서는 주민 수용성,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토지 이용·개발 가능성, 부지 접근성 등이 평가된다. 유치 희망 마을이 많다는 사실은 지역의 관심을 보여주지만 선정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유치전의 향방은 각 지자체가 주민 동의와 토지 확보, 개발 여건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