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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토착비리 1,863명 적발···공무원 803명 수사선상

권한남용 841명·재정비리 814명···수의계약 유착도 124명 적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무대로 한 토착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허가와 계약 권한을 가진 공무원과 지역 업체, 브로커가 결탁하거나 공공재정을 빼돌린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4일부터 9월 16일까지 ‘토착비리 특별단속’을 벌여 총 693건, 1,863명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729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혐의가 중한 27명을 구속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금품을 받은 ‘권한남용’이 841명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했다. 서류를 조작하거나 사업비와 지출액을 부풀려 공공재정을 빼돌린 ‘재정비리’도 814명으로 43.7%에 달했다.

 

신분별로는 공무원이 8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민간기업 관계자 등도 703명 적발됐다. 특히 인허가와 계약 권한을 가진 공무원과 지역 사업자가 브로커를 사이에 두고 이권을 주고받은 구조가 다수 확인됐다.

 

경남에서는 한 군청 공무원이 면장과 부면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행정정보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지출결의서를 결재하는 수법으로 169차례에 걸쳐 약 13억9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충남에서는 전직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폐기물업체에 시장과 공무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인허가를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지역에서는 하수처리사업 등을 조기에 추진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사업자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공무원과 “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5천만 원을 받은 브로커 등 6명이 적발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

 

공직자가 차명업체나 가족 명의 법인을 앞세워 수의계약을 따내는 불법행위도 집중 단속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관련자 124명을 적발해 44명을 송치하고 5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76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토착비리가 단순히 일부 공무원의 개인 일탈에 그치지 않고 인허가·계약·보조금·공공사업을 연결고리로 민간업자와 브로커까지 얽힌 구조적 범죄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단속된 공무원이 800명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지방행정 내부의 계약·결재·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만 적발 인원 1,863명 전체의 범죄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729명이며,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최종 유무죄가 가려진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단속 결과를 토대로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오는 11월부터 ‘지역 유착비리 특별단속 2.0’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토착비리는 지역사회의 공정성과 국가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부패의 연결고리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