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수산면 옥순봉 출렁다리와 청풍호 카약체험장 주변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물이 확인됐다. 제천시도 현장 일부 시설에 위법 요소가 있다고 인정하고 철거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천시 시설관리사업소 담당자는 미디어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카약체험장 옆 판넬로 둘러싸인 시설에 대해 “위법 요소가 있는 것 같다”며 “철거하는 쪽으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판넬 구조물 외에도 지붕과 기둥, 바닥과 난간을 갖춘 시설과 수변 데크, 이동식 조립식 건물 등이 설치돼 있다. 일부는 카약 보관과 대여, 관광객 대기·휴식 공간 등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을 갖추고 일정 장소에서 계속 사용한 시설이라면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나 제14조에 따른 건축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시시설로 설치했더라도 같은 법 제20조에 따른 가설건축물 허가 또는 축조신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허가나 신고 없이 설치된 시설로 확인되면 건축법 제79조에 따른 철거·사용금지·시정명령과 제80조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해당 시설이 국가하천 구역에 포함돼 있다면 「하천법」 제33조에 따른 하천점용허가도 별도로 필요하다.
제천시가 일부 시설의 위법 소지를 인정하고 철거하겠다고 밝힌 만큼 단순히 구조물을 치우는 것으로 사안을 끝내서는 안 된다. 시설의 설치 주체와 설치 시기, 실제 용도, 허가·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그동안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밝혀야 한다.
또 다른 쟁점은 옥순봉 출렁다리 제3·4주차장이다. 미디어포커스가 지적도와 항공사진을 대조한 결과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에 지목상 도로부지와 유지(溜池)가 함께 걸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천시 담당자도 토지대장 등을 확인한 결과 해당 주차장이 도로와 유지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담당자는 하천점용허가와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주차장 부지가 서로 다른 소유·관리주체의 토지에 걸쳐 있다면 각각의 허가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유지 부분이 한국수자원공사 소유 또는 관리 토지라면 수자원공사의 토지사용 승인이나 관련 기관의 하천점용허가가 있어야 한다. 도로부지는 제천시가 관리한다면 도로관리청인 제천시의 도로점용허가 또는 적법한 주차장 조성 근거가 필요하다.
하나의 주차장이라고 해서 어느 한 기관의 승인만으로 모든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지와 도로부지가 동시에 포함돼 있다면 토지별 소유·관리 관계와 관계기관 협의, 점용허가 및 사용승인 절차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하천법」 제33조는 하천구역에서 토지를 점용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고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려는 경우 하천관리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로구역을 주차장이나 진출입 공간으로 사용했다면 「도로법」 제61조에 따른 도로점용허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주차장 조성 과정에서 지면을 평탄화하거나 성토·절토하고 자갈이나 골재를 포설했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른 개발행위허가 대상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허가받은 토지라도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면적이 승인된 범위를 넘어섰다면 초과 점용 또는 허가조건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제천시는 통화에서 관련 점용허가를 모두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허가자료 제공을 요구하자 담당자는 내부문서라는 취지로 답했고, 통화 당시 허가번호와 허가기간, 허가면적, 승인도면은 제시하지 않았다.
허가를 받았다는 말만으로 적법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제천시는 제3·4주차장에 포함된 토지의 지번별 소유자와 관리기관, 한국수자원공사 또는 하천관리청의 승인 여부, 제천시 도로점용허가 여부를 문서로 밝혀야 한다.
또한 하천점용허가와 도로점용허가의 목적이 ‘주차장’으로 명시돼 있는지, 허가면적과 현재 주차장 경계가 일치하는지, 주차장 조성공사가 실시설계와 준공도면에 포함돼 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옥순봉 출렁다리는 민선 7기 시장 재임 당시 약 85억 원을 들여 조성한 제천시의 대표 관광사업이다. 2021년 10월 개장 당시에는 관광객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방문객 감소와 지역경제 파급효과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출렁다리 주변 위법 시설과 주차장 점용허가 논란까지 불거진다면 관광사업의 성과뿐 아니라 조성 이후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제천시는 위법 소지가 확인된 시설을 철거하는 데 그치지 말고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설치했는지 밝혀야 한다. 공공 관광지 주변에서 위법 시설이 상당 기간 사용됐다면 관리부서가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이유와 행정조치가 늦어진 책임도 설명해야 한다.
제3·4주차장에 대해서도 “허가를 받았다”는 구두 답변을 넘어 관련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 유지 부분은 수자원공사 등 소유·관리기관으로부터 어떤 승인을 받았고, 도로부지는 제천시가 어떤 법적 근거로 주차장 사용을 허용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시민이 하천이나 도로부지에 시설물을 세우고 주차장으로 사용했다면 행정은 허가서부터 확인했을 것이다. 제천시가 추진한 관광사업도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
옥순봉 출렁다리 주변의 의혹을 해소할 책임은 제천시에 있다. 일부 시설을 조용히 철거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시설별 허가서와 승인도면, 점용면적을 시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 먼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