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 (수)

  • 맑음동두천 19.3℃
  • 맑음강릉 19.2℃
  • 맑음서울 19.0℃
  • 맑음대전 19.2℃
  • 맑음대구 20.1℃
  • 맑음울산 19.9℃
  • 맑음광주 20.0℃
  • 맑음부산 22.1℃
  • 맑음고창 19.1℃
  • 맑음제주 21.5℃
  • 맑음강화 18.2℃
  • 맑음보은 18.1℃
  • 맑음금산 18.6℃
  • 맑음강진군 20.6℃
  • 맑음경주시 20.5℃
  • 맑음거제 20.8℃
기상청 제공

수사서류 잃고 공소시효 넘긴 제천시, 충북도 감사서 76건 지적

본처분 72건·현지처분 4건, 재정상 조치 대상액 16억900만 원
무단방치차량 수사서류 5건 분실·사건 4건 공소시효 경과
2022년 승강기 감사 지적 반복···채용·세금·환경·안전 전반 관리 허점

 

제천시가 무단방치자동차 사건 수사서류를 분실하고 일부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도록 후속 수사를 하지 않은 사실이 충청북도 종합감사에서 드러났다.

 

인사와 채용, 세금, 계약, 건설, 복지, 환경, 공공시설 관리 등 행정 전반에서 모두 76건이 지적됐다. 추징과 회수, 환급 등 재정상 조치 대상액은 16억 원을 넘어섰다.

 

충청북도가 공개한 ‘2026년 제천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는 지난 5월 19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제천시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앞서 5월 6일부터 15일까지 사전조사도 진행했다.

 

감사 결과 본처분 72건과 현지처분 4건 등 모두 76건이 지적됐다. 본처분에 따른 행정상 조치는 시정 31건, 주의 37건, 통보 3건, 권고 1건이다.

 

재정상 조치 대상액은 16억900만 원이다. 유형별로는 추징 1억4300만 원, 회수 2000만 원, 기타 14억4600만 원이다. 공무원 1명에 대한 경징계와 4명에 대한 훈계 등 모두 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도 요구됐다.

 

수사서류 5건 분실, 사건 4건 공소시효 경과

 

가장 무거운 지적 가운데 하나는 무단방치자동차 사건 처리다.

 

제천시는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진처리 명령에 불응한 무단방치자동차 88대를 견인했다. 이 가운데 52대는 폐차했고 36대는 보관 중이었다.

 

그러나 감사일인 올해 5월까지 범칙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필요한 수사와 범칙금 통고처분, 검찰 송치 등의 후속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이첩된 사건도 방치됐다.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른 시·군이 제천시로 넘긴 무단방치자동차 사건 28건에 대해 필요한 수사와 후속 처리를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수사서류 5건이 분실됐다. 장기간 사건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단방치자동차 사건 4건은 공소시효까지 경과했다.

 

충북도는 담당 공무원에게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을 청주지방검찰청에 송치하고 앞으로 사건을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처리하도록 시정·주의 조치도 내렸다.

 

공개하지 않은 기준으로 기간제근로자 채용

 

기간제근로자 채용 과정에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한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

 

제천시는 2025년 1월 익명 처리된 사업단 직원을 채용하면서 응시자격을 ‘제천시에 상주 가능한 자’로 제한했다.충북도는 이 조건이 직무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채용계획에는 서류전형 심사기준과 면접시험 방법, 시험위원 위촉계획 등이 빠졌다. 채용공고에도 서류전형과 면접시험 평가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응시자가 채용절차와 평가방식을 사전에 알기 어려웠다.

 

제천시는 별도의 서류전형 심사표와 판단자료도 남기지 않고 내부결재 공문만으로 적격 여부를 처리했다. 사업 담당 팀장은 서류전형 시험위원과 면접시험위원으로 중복 참여했다.

 

면접 과정에서는 채용계획과 공고에 없던 ‘제천시 전입 및 상주가 불가능하면 불합격 처리’ 기준까지 추가됐다. 응시자에게 사전 공개하지 않은 조건을 합격 여부 판단에 적용한 것이다.

 

충북도는 채용의 공정성과 객관성, 투명성을 저해했다고 보고 담당 공무원에게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인사위원회 위촉 과정에서도 정당 당원 여부 등 결격사유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자격증 소지가 임용 조건인 지적직 공무원에게 근무성적평정 가산점을 부여한 사례도 지적됐다.

 

2022년 지적받은 승강기 관리 또 반복

 

과거 감사에서 지적받은 문제가 다시 발생한 사례도 확인됐다.

 

제천시는 충북도로부터 승강기 안전관리자 미선임 62건과 안전관리자 교육 유효기간 만료 및 미수료 110건에 대해 사후조치를 요청받고도 관리주체에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제천시는 이미 2022년 충북도 종합감사에서 같은 내용을 지적받았다. 안전관리자 미선임과 선임 통보 누락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선임 독려 공문만 발송했다.

 

충북도는 감사 이전과 같은 부적정한 업무 처리가 반복됐다고 판단했다. 담당 공무원에게 훈계 처분을 요구하고 미선임과 교육 미이수 사례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전기설비 점검 결과 부적합 통보를 받은 시설과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여객·화물자동차 운수종사자에 대한 행정처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가가치세 14억1486만 원 공제 신청 누락

 

재정 분야에서는 세법상 기타 스포츠시설 운영업에 해당하는 익명 처리 사업의 신축 비용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14억1486만1000원을 공제 대상으로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제천시는 해당 매입세액을 부가가치세 신고에 반영하지 않아 받을 수 있었던 세금을 환급받지 못한 상태다. 충북도는 관련 법령을 검토해 환급 신청 등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공무원 급여와 수당 관리에서도 과오지급이 이어졌다. 직원들이 무급 가족돌봄휴가와 여성보건휴가를 모두 53건 사용했지만 봉급과 수당을 감액하지 않아 748만5030원이 잘못 지급됐다.

 

가족돌봄휴가를 허용 일수보다 많이 사용하거나 부모 병간호와 대학 입학행사 참여 등 규정에 맞지 않는 사유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급여와 수당, 연가보상비 등 242만6860원이 부적정하게 지급됐다.

 

휴직과 교육훈련, 신규 임용 등으로 1년 전체를 근무하지 않은 직원 46명에게 연가를 가산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가보상비 406만770원이 과다 지급됐다.

 

2025년 을지연습 당시에는 39개 부서 직원 203명이 비상소집 이후 시간외근무를 사전 등록하고 승인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상황실 비상근무자 5명에게 지급 대상이 아닌 시간외근무수당 11만7200원이 지급됐다.

 

충북도는 무급휴가와 가족돌봄휴가, 연가 가산, 을지연습 시간외근무 과정에서 잘못 지급된 급여와 수당을 환수하도록 요구했다.

 

공원 음수장 11곳 수질검사 없이 운영

 

시민 안전과 환경 분야에서도 관리 공백이 확인됐다.

 

감사자료에 따르면 제천시가 관리하는 도시공원 음수장 15곳 가운데 11곳은 수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설치 연도가 1986년인 음수장도 포함됐다.

 

제천시는 공원 음수장의 물이 음용에 적합한지 검사하고 부적합할 경우 사용중지나 시설개선 조치를 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대규모 수질오염 사고와 화학사고에 대비한 자체계획도 수립하지 않았으며 관계기관 합동 재난대비훈련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부터 올해 3월까지 비산먼지 발생사업 신고 대상 개발행위 783건 가운데 126건은 신고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관련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제천시는 미신고 사업장을 점검하기 위해 관계부서 자료를 수집하거나 점검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매년 한 차례 이상 실시해야 하는 수시점검도 하지 않았다.

 

지하수에 영향을 미치는 굴착행위 관리에서도 2022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고된 1892건 가운데 원상복구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종료신고를 하지 않은 327건을 확인하거나 조치하지 않았다.

 

충북도는 해당 굴착행위에 대해 원상복구 여부를 확인하고 과태료 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했다.

 

시 소유 미술품 100점 보관장소·작품 확인 불가

 

제천시 소유 미술품 관리에서는 행정시스템과 부서가 제출한 현황이 일치하지 않았다.

 

새올행정시스템에는 제천시 소유 미술품 171점이 등록돼 있었지만 각 부서가 감사자료로 제출한 미술품은 71점에 그쳤다. 나머지 100점은 감사 당시 보관 장소와 작품을 확인할 수 없었다.

 

별도의 부서별 관리자료에서는 미술품 166점 가운데 124점의 관리카드가 작성되지 않았고 95점은 행정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품 125점은 가격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133점에는 작품명과 작가 등을 알리는 명제표가 부착되지 않았다. 명제표가 붙은 33점도 관리번호 등이 빠져 있었다.

 

충북도는 미술품 보관·관리 규정을 만들고 실태점검과 관리카드 작성, 명제표 부착, 가격 재평가 등을 시행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공유재산 관리에서는 사용허가나 대부를 받은 이용자에게 부과해야 할 보험료와 공제금 17건, 1554만7720원을 부과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시설은 보험이 이중으로 가입됐고 다른 시설은 보험 가입 자체가 누락됐다.

 

환경 행정처분 잘못 적용, 공무원 경징계 요구

 

환경 분야에서는 폐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업장에 정식 행정처분을 하지 않은 채 조업정지 5일을 이행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사업장은 개선명령 대상이었지만 제천시는 조업정지 사전통지만 한 뒤 정식 처분과 고지 절차 없이 조업을 중단하게 했다.

 

다른 사업장에는 적용해야 할 단계보다 무거운 개선명령을 내렸다. 수질오염물질 배출업소 7곳과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소 2곳에 부과한 초과배출부과금 10건도 초과율과 지역별 계수, 위반 횟수 등을 잘못 적용했다.

 

충북도는 해당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 1명에게 경징계, 다른 공무원 1명에게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초과배출부과금도 다시 계산해 부과하도록 시정 조치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특정 부서 한두 곳을 넘어 인사·채용부터 세입·복무·건설·환경·재산관리까지 제천시 행정 전반에서 확인과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앞선 감사에서 지적된 문제가 반복되고 수사서류가 분실되거나 사건의 공소시효가 경과한 사실은 감사 이후 개선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드러낸다.

 

제천시는 76건의 지적사항 가운데 무엇을 언제까지 바로잡을지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재정상 조치 대상액 16억900만 원 가운데 실제 추징과 회수, 환급이 얼마나 이뤄졌는지와 징계·훈계 요구의 이행 결과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