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민 10명 가운데 6명은 교정시설 유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세부 응답을 들여다보면 시민의 판단은 단순한 찬반으로 나뉘지 않는다.
찬성층은 일자리와 상권, 인구 증가 등 지역경제 효과를 기대했고 반대층은 범죄와 치안, 수용자 도주 가능성을 우려했다. 유치를 추진할 때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조건으로는 경제적 지원보다 안전대책과 주민 의견 수렴이 꼽혔다.
특히 시민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구체적인 후보지와 시설 배치계획이라는 점은 현재의 찬반 여론이 후보지 확정 이후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제천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시민 1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원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응답자를 직접 만나는 대인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제천지역 17개 읍·면·동과 성별, 6개 연령대별 인구를 기준으로 할당했다. 응답자에게 교정시설 관련 설명자료를 제시하기 전 인지 여부와 정보 접촉 경로를 물었고, 동일한 설명자료를 보여준 뒤 찬반과 이유, 기대효과, 우려사항 등을 조사했다.
시민 72.9%가 유치 검토 인지, 구체적 내용은 13.1%뿐
교정시설 유치 검토 사실을 조사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응답은 72.9%였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는 시민은 13.1%에 그쳤고, 59.8%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는 응답도 27.1%였다.
유치 논의 자체는 상당수 시민에게 알려졌지만 시설의 규모와 운영방식, 기대효과와 지원 내용까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별 인지율은 남성 80.4%, 여성 65.2%로 15.2%포인트 차이가 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83.2%로 가장 높았고 50대 80.4%, 60대 76.6%, 30대 73.6%, 70세 이상 65.0%, 18∼29세 58.4% 순이었다.
청년층과 고령층의 인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연령별로 다른 정보 전달방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공식 정보보다 입소문, 주변 사람 통해 알았다 63.5%
유치 검토 사실을 알고 있던 시민 1098명에게 정보 접촉 경로를 복수로 물은 결과 가족과 친구, 이웃 등 주변 사람을 통해 들었다는 응답이 63.5%로 가장 많았다.
현수막·홍보물·설명자료는 38.9%, 지역 신문과 방송은 27.0%였다.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온라인 커뮤니티는 20.5%, 인터넷 뉴스는 20.2%, 시청이나 행정복지센터는 19.0%로 조사됐다.
공공시설 유치라는 중요한 사안을 공식 행정기관보다 주변 사람을 통해 접한 시민이 훨씬 많았다는 의미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개인적인 해석이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18∼29세는 주변 사람 58.5%,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 52.5%, 인터넷 뉴스 45.8%로 온라인 매체의 영향이 컸다. 반면 70세 이상은 주변 사람 74.4%, 현수막·홍보물·설명자료 41.9%, 지역 신문·방송 20.9% 순이었다.
앞으로 후보지와 시설계획을 알릴 때 청년층에는 온라인 채널을, 고령층에는 현수막과 인쇄물, 대면 설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결과다.
찬성 61.7%,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보다 높아
교정시설 유치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1.7%, 반대는 38.3%였다. 찬반 격차는 23.4%포인트다. 응답 강도를 보면 ‘매우 찬성’은 10.2%, ‘찬성하는 편’은 51.5%였다. ‘반대하는 편’은 30.1%, ‘매우 반대’는 8.2%로 집계됐다.
찬성과 반대 모두 강한 확신을 나타낸 응답보다 ‘찬성 또는 반대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후보지와 지원대책, 안전관리 방안이 구체화되면 일부 여론이 움직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남성 찬성률은 65.6%, 여성은 57.7%로 남성이 7.9%포인트 높았다. 연령별 찬성률은 50대 67.4%, 40대 67.3%, 60대 62.7%, 30대 62.2%, 18∼29세 58.4%, 70세 이상 54.1% 순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지만 50대와 70세 이상의 찬성률 차이는 13.3%포인트에 달했다. 고령층일수록 안전과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설명자료 본 뒤 찬성 강화 30.5%, 절반 이상은 변화 없어
교정시설 관련 설명자료를 본 뒤에도 인식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56.6%였다. 찬성 인식이 더 강해졌다는 응답은 30.5%였고 반대 인식이 강해졌다는 응답은 9.9%였다. 찬성과 반대의 방향 자체가 바뀌었다는 응답은 3.0%였다.
설명자료가 찬성 인식을 강화한 비율이 반대 인식을 강화한 비율보다 20.6%포인트 높았다. 교정시설의 경제적 효과와 운영계획에 관한 정보를 접한 뒤 긍정적인 판단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절반 이상은 설명자료를 본 뒤에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한 차례의 자료 제시만으로 이미 형성된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는 의미다. 남성의 찬성 인식 강화 비율은 34.3%, 여성은 26.6%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7.0%로 가장 높았다.
찬성 이유는 상권·인구·일자리, 경제 기대가 좌우
찬성자 929명이 첫 번째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지역상권 활성화로 20.8%였다. 교정공무원 등 상주인구 증가는 20.3%, 지역 일자리 증가는 19.6%, 국가시설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17.5%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응답을 합하면 지역상권 활성화가 39.0%로 가장 높았고 국가시설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37.7%, 지역 일자리 증가 34.2%, 상주인구 증가 27.7%, 주변 기반시설 개선 20.2% 순이었다. 찬성 여론은 교정시설이라는 시설 자체보다 인구감소와 상권 침체, 일자리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앞으로 제천시가 막연하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정공무원과 가족의 실제 이주 규모, 지역주민 채용 가능 인원, 지역업체 공사 참여 범위, 상권 소비 효과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야 찬성의 근거가 유지될 수 있다.
반대 이유 절반이 치안 불안, 이미지보다 안전이 먼저
반대자 577명이 첫 번째 이유로 선택한 항목은 범죄·치안에 대한 불안이 32.1%로 가장 많았다. 지역 이미지 저하 우려는 23.4%, 수용자 도주 등 안전사고 걱정은 12.5%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응답을 합하면 범죄·치안 불안이 51.6%로 절반을 넘었다. 지역 이미지 저하는 37.6%, 수용자 도주 등 안전사고는 33.6%, 주변지역 생활환경 악화는 21.0%였다. 제천에 교정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원론적인 반대는 1순위 기준 5.5%, 1·2순위 합산 12.3%에 그쳤다.
교정시설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시설이 들어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치안과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시민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교정시설 주변의 범죄 발생률과 도주 사고 사례, 외부인 출입 관리, 비상상황 대응체계 등을 객관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반대 여론을 줄이는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대효과 1위는 일자리, 주민편의시설은 60% 밑돌아
교정시설 유치로 지역 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70.6%로 조사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역상권과 소비 활성화는 66.3%, 인구유입과 정주인구 증가는 63.7%, 도로·교통 등 주변 기반시설 개선은 61.4%, 건설투자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61.0%였다.
국가시설 유치를 통한 추가 지역발전 기회는 60.2%, 체육·주차 등 주민편의시설 확충은 59.8%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교정시설 건립 과정의 단기적인 건설투자보다 시설 운영 이후 생길 일자리와 상주인구, 소비 증가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교정공무원의 신규 채용은 국가공무원 채용제도를 따르기 때문에 제천시민을 별도로 채용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구내식당과 시설관리, 청소, 경비, 식자재 공급 등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일자리와 계약 분야를 구체적으로 구분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체 시민도 치안·도주 우려 절반 넘어
전체 응답자에게 교정시설 유치에 따른 우려사항을 물은 결과 범죄·치안 불안이 52.1%로 가장 높았다. 수용자 도주 등 안전사고 우려도 50.2%로 절반을 넘었다.
지역 이미지 저하를 우려한다는 응답은 48.4%, 주변 부동산 가치 하락은 42.0%, 주변지역 생활환경 악화는 39.4%였다. 예상보다 지역경제 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우려는 34.7%, 교통량과 방문객 증가에 따른 불편은 34.2%로 나타났다.
치안과 안전에 대한 걱정은 반대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찬성률이 61.7%인데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치안과 도주 사고를 우려했다. 교정시설 유치에는 동의하면서도 안전 문제는 별도로 걱정하는 ‘조건부 찬성층’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찬성률만 근거로 안전 우려가 해소됐다고 판단하면 실제 민심을 잘못 읽을 수 있다.
유치의 첫 조건은 보안대책, 주민 의견 수렴이 두 번째
교정시설을 추진할 경우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조건으로 철저한 안전·보안 대책을 꼽은 응답이 25.8%로 가장 많았다.
주민 동의와 충분한 의견 수렴은 21.2%로 뒤를 이었다. 지역주민 채용 등 일자리 연계와 지역상권 활성화 대책은 각각 13.5%, 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충분한 지원은 13.0%였다.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는 6.1%, 주민편의시설 확충과 개방은 4.4%, 교통·도로 등 기반시설 개선은 2.5%로 조사됐다.
안전·보안과 주민 의견 수렴을 합하면 47.0%로 일자리·상권·주변지역 지원을 합한 40.0%보다 높다.
시민들은 경제적 보상에 앞서 안전을 보장하고 당사자인 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후보지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의견 수렴 없이 전체 시민 찬성률만으로 사업을 밀어붙일 경우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반대자 47.5%는 조건부 전환 가능, 52.5%는 완강
반대자 577명 가운데 대책이 마련되면 찬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은 4.5%였다. 대책 내용에 따라 찬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응답은 43.0%였다. 두 응답을 합한 조건부 변화 가능성은 47.5%다. 반면 대책 마련과 관계없이 반대한다는 응답은 52.5%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책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 반대자는 약 18.2%에 해당한다. 다만 이 가운데 적극적인 전환 가능성을 밝힌 응답은 전체의 약 1.7%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바뀔 수도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다.
대책을 내놓으면 반대층 절반가량이 곧바로 찬성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조건부 변화 가능성은 남성 51.9%, 여성 43.8%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61.1%로 가장 높았고 70세 이상은 39.5%로 가장 낮았다. 고령층의 반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궁금한 것은 후보지, 위치 공개 뒤 여론이 진짜 시험대
시민들이 유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알고 싶다고 답한 정보는 구체적인 후보지와 시설 배치계획이었다. 1순위 응답은 24.5%, 1·2순위 합산은 35.7%였다.
안전·보안 관리체계는 1순위 19.7%, 합산 32.1%였다. 기존 교정시설 주변의 실제 안전·생활환경 사례는 합산 27.7%, 수용 규모·교정인력·운영방식은 26.2%, 지역 일자리와 지역업체 참여 방안은 26.1%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구체적인 후보지와 시설 배치계획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여성은 안전·보안 관리체계에 대한 정보 요구가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찬성은 61.7%로 반대보다 뚜렷하게 많았다. 하지만 조사가 특정 후보지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됐다는 점은 향후 여론을 판단할 때 중요한 변수다.
교정시설 유치에는 찬성하더라도 자신의 거주지 인근이 후보지로 정해지면 태도가 달라지는 이른바 지역적 반발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접근도로와 주민편의시설, 주변지역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찬성 여론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조사는 제천시민 다수가 교정시설 유치 논의에 동의한다는 출발점을 확인한 조사다. 유치 절차 전체에 대한 최종 동의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앞으로의 여론은 찬성률 61.7%라는 숫자보다 후보지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하고,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며, 지역에 돌아올 경제적 효과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