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여러 지역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대학 강사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북경찰청은 1일 중국 국적의 정창성(31)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은 체포 당시 수사기관이 촬영한 머그샷이다.
정창성의 신상정보는 오는 10월 1일까지 30일간 공개된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 수단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확보된 증거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공개를 결정했다.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피의자가 이의신청이나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통상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둔다. 정창성이 즉시 공개에 동의하면서 유예기간 없이 다음 날 신상정보가 게시됐다.
정창성은 지난달 20일 새벽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자신의 원룸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25)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정창성이 대학에서 강의할 당시 수업을 들었던 학생으로 파악됐다. 중국에 머물던 A씨는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해 지난달 14일 한국에 입국했다.
A씨가 마지막으로 폐쇄회로TV에 찍힌 것은 지난달 20일 오전 2시께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정창성의 주거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비슷한 시간 중국에 있는 가족과도 마지막으로 연락했다.
정창성은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이날 새벽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휴대전화 포렌식, 폐쇄회로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시점과 수법,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범행 당일 오후 10시30분께 정창성은 여성복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원룸에서 나왔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끈 것으로 조사됐다.
정창성은 동대구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주거지로 돌아왔다. 경찰은 정창성이 폐쇄회로TV와 휴대전화 위치정보에 피해자의 이동 흔적을 남겨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달 21일 오후 7시께 경찰에 직접 A씨의 실종을 신고했다. 피해자가 대구로 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의 신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자인 정창성의 진술과 피해자의 이동 경로가 맞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를 벌여 정창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정창성은 지난달 25일 오후 7시29분께 경산시 하양읍 거리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그의 원룸을 수색해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발견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지문 감정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창성이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경북 경주 안강·불국사 일대와 경기 군포 등 여러 지역의 야산과 쓰레기 수거장 등에 나눠 유기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정창성을 수색 현장에 동행시키고 그의 진술과 차량 위치정보시스템, 블랙박스, 휴대전화 자료를 대조하며 시신 수습을 이어왔다. 일부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지만 유기 장소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어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대구지법은 지난달 27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창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창성은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진행하려 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와 면담을 거부했다. 이 검사는 피의자의 면담 협조가 필요해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로 진행하기 어렵다.
경찰은 정창성에게 살인과 시체손괴, 시체유기, 시체은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모두 5개 혐의를 적용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와 정창성의 관계, 범행 전 두 사람이 주고받은 연락, 시신 훼손과 유기 경위, 추가 범죄 여부 등을 조사한 뒤 늦어도 오는 4일까지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