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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 교도소 들어오나, 4000억 국비사업 놓고 찬반 충돌

27일부터 시민 1500명 대면조사, 결과에 따라 유치 신청 결정

 

제천시가 법무부 교정시설 유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민 공론화에 들어갔다. 4000억 원 규모의 국비 투입과 인구 유입에 대한 기대가 나온 반면 관광도시 이미지와 주민 수용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제천시는 20일 오전 10시 제천체육관에서 교정시설 건립 시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시민 1200여 명이 참석해 교정시설 유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사업은 법무부가 신규 교정시설 후보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제천시에 건립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제천시는 사업의 경제적 효과와 시민 수용성을 검토한 뒤 유치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청회와 여론조사 절차를 마련했다.

 

법무부가 제시한 사업비는 약 4000억 원으로 건립비 전액을 국비로 충당한다. 부지면적은 19만2000제곱미터, 전체 건축면적은 5만3689제곱미터이며 수용 규모는 1000명이다. 교정공무원 등 정규 근무인력은 25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공청회에서는 제천시의 사업 현황 설명에 이어 전문가 발표와 시민 토론이 진행됐다. 시는 교정시설 설치 개요와 추진 절차, 지역경제 파급효과, 주민들이 우려하는 사항 등을 설명했다.

 

전문가 발표에는 백민석 세명대학교 교수와 박성수 법무부 교정정책자문위원, 이교우 원주교도소 보안과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교정시설 건립이 지역경제와 치안, 부동산 가치, 도시 이미지 등에 미칠 영향을 분야별로 설명했다.

 

이어 찬성 측 2명과 반대 측 2명, 중립 측 1명 등 시민 대표 5명이 토론에 나섰다. 시민단체와 공공기관유치위원회, 학부모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교정시설 유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찬성 측은 대규모 국비 사업에 따른 건설경기 활성화와 상주 인력 증가를 기대효과로 꼽았다. 교정공무원과 가족이 제천에 거주하면 인구 감소 완화와 지역 내 소비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교정시설 운영 이후에도 근무자와 면회객이 지속해서 지역을 찾는 만큼 숙박업과 음식점 등 지역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교정시설은 외부와 차단된 구조와 강화된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어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과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대 측은 제천이 자연과 관광을 주요 도시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교정시설이 도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설 예정지와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 생활환경에 미칠 영향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정공무원과 면회객 유입이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설 후보지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치 여부부터 결정하면 향후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발과 지역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참석자는 교정시설을 단순히 기피시설이나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와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분석하고 입지 지역에 대한 지원대책까지 공개한 뒤 시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교정공무원의 제천 거주를 유도할 수 있는 주택과 교육 대책도 과제로 제시됐다. 주변 도로와 생활 기반시설 확충, 입지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사업 등 구체적인 조건을 법무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천시는 현재 교정시설 유치와 건립 후보지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 의견을 확인한 뒤 법무부에 유치를 신청할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시민 여론조사는 오는 27일부터 열흘 동안 진행된다. 전문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가 지역과 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한 제천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조사원 10명이 시민을 직접 만나는 1대1 대면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며 조사 비용은 2000만 원이다. 제천시는 전화나 온라인 조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별 응답 편차와 실제 거주자 확인 문제를 줄이기 위해 대면 방식을 선택했다.

 

설문 문항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시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반영해 오는 24일 확정할 예정이다. 면접원이 응답 내용을 기록하거나 조사 대상자가 설문지를 직접 작성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된다.

 

제천시는 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우세하면 법무부에 교정시설 유치를 신청할 계획이다. 반대 의견이 많으면 유치 절차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교정시설 유치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제천시가 마주한 첫 대형 정책 현안이다. 4000억 원의 국비 투입과 250명 이상의 상주 인력이라는 기대효과가 있지만 도시 이미지와 입지 지역의 주민 수용성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최종 결정은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내려질 전망이다.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함께 찬반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시민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공하느냐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