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토)

  • 맑음동두천 24.7℃
  • 맑음강릉 25.0℃
  • 맑음서울 25.2℃
  • 맑음대전 25.4℃
  • 흐림대구 24.8℃
  • 구름많음울산 25.9℃
  • 맑음광주 26.8℃
  • 맑음부산 27.8℃
  • 맑음고창 26.7℃
  • 구름많음제주 26.0℃
  • 구름많음강화 23.9℃
  • 맑음보은 23.9℃
  • 구름많음금산 25.2℃
  • 맑음강진군 28.4℃
  • 구름많음경주시 26.3℃
  • 맑음거제 26.8℃
기상청 제공

[곧은 소리] 지방자치단체 살림과 정약용의 가르침

 

세금을 혈세(血稅)라고 한다. 납세자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든 돈이라는 뜻이다.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규모 있게 걷고, 합리적으로 써야 한다.

 

청백리의 상징 다산 정약용은 지방 수령이 백성을 다스릴 때 지켜야 할 원칙을 정리한 『목민심서』에서 말한다. “재물은 백성에게서 나온다.” 공공의 재정은 결국 백성의 삶에서 나온 것이기에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공정하게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가를 묻는 글이다.

 

■ 평균 재정자립도 48.6%…갈수록 하락

 

그럼 오늘 우리 현실을 보자. 민선 9기 지방자치가 7월에 출범했다. 지방의회 35주년, 지자체 31주년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자체가 직접 살림을 꾸리기 시작한 1995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63.5%였다. 그러다 2026년도 상반기 기준 재정자립도(47.3%)는 전년 대비 1.3%, 전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경기도는 95년 민선 1기 당시 전국 평균보다 15.2%포인트 높은 78.7%로 출발했고, 인천(92.8%)과 서울(98.0%)은 90%가 넘는 재정자립도로 시작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경기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자립도로 독립한 셈이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오늘의 지표는 모두 하락, 재정 독립성이 크게 약화됐다. 지난해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48.6%로 14.9%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도는 62.8%로 15.9%포인트 하락하며 전국 평균과 비슷한 낙폭을 보였고, 인천은 37.2%포인트 급감한 55.6%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재정자립도는 특별시·광역시는 56.7%, 도 36.6%, 시 31.6%, 군 17.7%, 자치구 27.4%에 그친다. 또한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세 수입으로 기본적인 인건비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지자체는 광역·기초 지자체 242곳 중 104곳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미해결 지자체는 시가 16곳, 군이 68곳이다.

 

열악한 지방 재정 건전성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지자체들이 파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지자체가 무리한 사업 추진 등으로 생긴 대규모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년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夕張) 시 파산, 2008년 금융위기 때 스페인 등 유럽 내 지자체의 재정위기,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2013년 7월 파산 신청 등이 대표적 사례다.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원인은 자동차 산업 쇠퇴와 인구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 공무원 연금 및 복지 비용 지출 증가 등이다.

 

국내 사례로는 2010년 당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판교신도시 조성비 정산 관련 국토부와 LH에 내야 할 전입금 5,200억 원을 한 번에 갚을 능력이 안 된다며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다. 행사성 및 낭비성 예산을 대폭 줄이고 초긴축 재정을 운영해, 약 3년 6개월 만에 채무를 대부분 청산했다.

 

이번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이 사실상 비상 상황에 놓였다며 ‘경기도 재정 비상’을 공식 선언했다. 추 지사는 20년 만의 대규모 지방채 발행과 각종 기금 소진, 민생예산의 9개월 편성 등을 거론하며 새로운 공약사업은커녕 기존 사업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강도 높은 재정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 지방소득세 제고 위해 지방세제 뜯어고쳐야

 

사실 경기도 전체 예산은 41조 7천억 원이지만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취득세 중심의 취약한 세입 구조와 급격한 복지 수요 증가로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의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약 8조 원 수준으로 약 30% 감소했다.

 

이번 기회에 지방세제를 뜯어고칠 때다. 예컨대 공장 시설이 거의 없는 서울은 법인 지방소득세가 1위 세원이지만 공장과 산단, 배후 인력과 연구시설이 많은 경기도와 경남북, 충청 및 전남광주 등은 법인 지방소득세를 단 한 푼도 걷지 못한다. 도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역단체는 산업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부지, 도로·철도, 용수·전력공급에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희생을 감당하는데 기업이 성장해 만들어내는 세수는 시·도에 돌아오지 않는 현실이다.

 

여하튼 경기도뿐만 아니라 15개 시·도 광역 및 227개 시·군·구 기초단체도 재정 집행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방의회, 지역 주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로 해소가 시급하다. 지도자와 백성의 관계, 그리고 공정한 사회의 기반이 00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한 다산 정약용의 개혁 정신과 실천적 정책에서 교훈을 얻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