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이통장들이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1박 2일 워크숍 예산 8천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사회에 새로운 행정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천시 이통장연합회는 최근 이통장 역량강화 워크숍에 편성된 8천만원의 예산을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 단순히 행사성 예산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의 운영 방식을 되돌아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에 예산과 역량을 집중하자는 취지다.
그동안 이통장 워크숍은 이통장들의 화합과 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타 지역 방문과 1박 2일 일정의 행사 방식이 과연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이번 예산 반납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통장들이 행정기관의 요구에 따라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대표적인 주민 조직이 스스로 기존 관행을 내려놓고 새로운 역할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반납된 예산은 향후 주민 밀착형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통장연합회는 이통장들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비롯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활동, 주민과 행정 간 소통 강화 등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통장은 마을의 생활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행정의 최일선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번 변화가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 주민들의 불편과 요구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전달자 역할을 넘어 지역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현장 조직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권병기 제천시 이통장연합회장은 “이통장들의 화합과 소통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혈세가 더욱 의미 있게 사용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민선9기 출범을 계기로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발전과 시민 복지 증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천 제천시장도 이통장들의 자발적인 결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시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통장들이 스스로 예산 절감과 관행 개선에 앞장서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이번 결정이 행정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예산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집행하느냐보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행사를 위한 예산을 줄이고 주민을 위한 사업으로 돌리는 선택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다.
무엇보다 이번 결정의 의미는 ‘8천만원을 반납했다’는 숫자에만 있지 않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이통장들이 스스로 관행을 돌아보고 역할의 방향을 바꿨다는 데 있다.
앞으로 반납된 예산이 주민 봉사와 지역 현안 해결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예산 절감을 넘어 제천의 주민자치와 현장 행정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