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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소리] 영업이익은 노동자 공로만이 아니다

 

더불어 존재하고 잘사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은 함께 이뤄 나가야 할 공동 가치를 서로 인식할 때 가능하다. 관건은 어떠한 가치를 우선하느냐이다. ‘맹자’를 보자. 중국 춘추전국시대 유세가 중 유난히 평화를 많이 강조했던 이는 송경이다. 송경이 초나라로 유세하러 가는 길에 맹자를 만났다.

 

맹자가 물었다. “진나라와 초나라 간 전쟁을 막기 위해 애쓰시는데 경의를 표합니다. 한데 어떠한 내용으로 설득하시렵니까?”

 

“나는 그들이 서로 전쟁을 하는 것이 이롭지 않다는 점을 말할 생각입니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기득권된 노조

 

맹자는 송경에게 조언했다. “이익이 아니라 인의(仁義)를 내세우도록 하십시오. 신하가 이익을 생각해 임금을 섬기고, 자식이 이익을 생각해 어버이를 섬기지 않습니다. 군신과 부자, 형제가 이익을 버리고 인의를 생각하면서 접촉하게 해야 합니다.”라며 “이익을 버리고 인의를 취해 천하에 군림하지 못할 왕자(王者)는 일찍이 없었습니다.(去利 懷仁義 以相接也 然而不王者 未之有也)”

 

그렇다. 우리 공동체는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 현실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노동조합 행태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적잖다. 우리나라 노조는 주로 기업별 노조 중심의 구조적 한계와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기득권화로 인해 양극화와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강성 노조는 실리나 타협보다는 정치적 투쟁이나 강경한 쟁의행위를 앞세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대기업 및 정규직 노조가 임금 및 복지 인상을 주도하면서, 중소기업·비정규직과의 임금 격차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있다. 협상과 타협보다는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무기로 삼아 생산 차질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예컨대 뜨거운 관심사였던 삼성전자가 파업이라는 파국은 피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경기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 이를 감안한 투자와 비용 구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물론 현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맞물려 반도체 사이클은 2027년 상반기까지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AI 기술의 수익화 실현 여부에 따라 사이클 지속성이 결정되는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도로 빅테크의 메모리 수요 폭증에 수혜를 입어 유례없는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초호황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다. 우리 반도체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D램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시장에선 1.5%에 불과하고 대만과 달리 풀스택(완결형) 반도체 생태계가 취약하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선 중동 지역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지역으로 국제 유가와 물류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제조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 결과, AI 투자 경쟁을 주도하던 빅테크 기업들 역시 수익성 악화와 투자 부담 증가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불거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억대 성과급 이슈가 소득 격차로 인한 좌절을 키워 사회적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귀 기울여야 한다.

 

'영업이익 N% 지급' 요구는 산업경쟁력 약화

 

한국이 딥 테크(첨단 기술) 기반 제조 국가로 도약해야만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제조업은 수십조 원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이 선행돼야 영업이익이 발생한다. 영업이익은 단순히 노동자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과감한 투자 결정, 주주의 협력, 거시경제 및 환율 변동, 글로벌 시장 상황 등 외부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성격이 크다.

 

한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N% 지급' 요구는 사이클 산업의 특수성 무시, 천문학적 자본 투자에 대한 기여도 왜곡, 사업부 간 심각한 형평성 훼손, 그리고 주주 이익 침해 및 미래 경쟁력 약화 등의 측면에서 설득력이 없다. 강성 노동단체는 자성하길 바란다. 생산성은 저조한데 급여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무기로 투쟁 일변도이다. 나라 경제와 공동체 존속을 위해 노조의 대승적 협력이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는 도산하고 노사 함께 망하는 ‘공도동망(共倒同亡)’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