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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생은 선택이다

 

변화는 늘 불편하다. 익숙했던 질서가 흔들리고,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뒤집히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변화의 순간 앞에서는 망설인다. 지금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행동해야 하는 순간에는 침묵하거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선거철만 되면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정책보다 비난이 앞서고, 미래보다 진영논리가 먼저 등장한다. 상대를 끌어내리기 위한 폭로와 공격은 넘쳐나는데 정작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누가 되든 똑같다”, “투표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냉소가 퍼진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신호인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무관심 속에서 가장 빠르게 병든다. 시민이 정치를 포기하는 순간, 정치는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참여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결국 소수의 목소리에 끌려갈 수밖에 없고, 침묵하는 다수는 어느 순간 결과만 떠안게 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사회를 움직인 것은 거창한 권력자가 아니었다. 결국 시대를 바꾼 것은 행동하는 시민들이었다. 거리에서, 투표소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세상을 움직여 왔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지켜낸 경험을 가진 나라다. 때로는 혼란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결국 사회를 바로 세운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선택이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누군가 거저 만들어준 시스템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책임, 그리고 참여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그런데도 지금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등을 돌린다. 싸움만 반복되는 정치판에 실망했고, 끝없는 진영싸움에 지쳤다고 말한다. 충분히 이해되는 감정이다. 하지만 실망했다고 해서 외면까지 선택하는 순간, 변화의 방향은 결국 다른 누군가의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정치 혐오가 커질수록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시민이 아니라 기득권일지도 모른다.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누군가 대신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결국 시민 스스로 움직일 때 시작된다. 작은 한 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늘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방향을 바꿔왔다. 투표는 단순히 종이 한 장을 넣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표현이다.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중요한 것은 그 흐름을 바라만 볼 것인가, 아니면 직접 노를 저으며 방향을 만들 것인가다. 변화의 시대마다 역사는 늘 선택하는 사람들의 편이었다.

 

인생은 선택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행동하는 시민의 선택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