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서면서 후보들이 무분별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무시한 포퓰리즘으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 특히 예산 확보 방안이 없거나 지자체장의 권한 밖인 대규모 개발·현금성 공약이 쏟아지며 유권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예컨대 민생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소위 ‘현금 공약’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재원에 대한 고민 없이 당장의 표심만 고려한 선심성 공약이다. 예컨대 청년 부부 결혼식 비용 100만 원, 출산 가정 산후조리원비 50만 원, 청년에게 운전면허 취득비 50만 원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대규모 개발·현금성 공약 유권자들 주의
어느 후보는 공공 예식장 이용 신혼부부 연간 300쌍에게 결혼지원금 100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 중앙부처 인허가가 필요한 대규모 개발 사업은 기초/광역단체장의 권한만으로 실현하기 어렵다. 국비 지원 없이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대형 사업이나 현금성 복지 공약은 지자체 파산 및 재정 건전성 악화를 유발한다.
실현 가능성 및 권한도 문제다. 공약이 해당 지자체장의 법적 권한과 임기 내에 가능한 사업도 아닌데 ‘아니면 말고 식’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선출직 후보자는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구체적인 예산‧목표‧추진 일정 등을 갖춘 정책 공약을 유권자에게 약속하고, 당선 후 이를 책임지고 실천하게 하는 정책 중심의 선거여야 당선자는 물론 공동체 발전도 기약할 수 있다. 정치가 희망이 되기 위해선 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들을 직시하고 그 대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잘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한데 유권자는 해일처럼 밀려오는 실망감에 휩싸인다. 왜? 주민을 위한 공약 제시보다 서로를 깎아내리는 비방전에 집중하면서 정책 검증이 사라진 탓이다. 정치판에 좌우 이념의 흑백논리만 난무하며 정치판이 바로 국론 양극화의 진원지임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는 황폐화한 정치 토양의 실상을 목도하고 있다. 진선진미한 선진제도를 도입해 본들 얼마나 갈까 하는 의구심만 남는 선거전이다. 인간사 지켜야 할 보수적 가치가 있고, 바꿔야 할 진보적 가치가 있다. 수레의 양 바퀴, 새의 두 날개가 튼튼하고 건강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오늘 국민의 삶은 긴 경제 불황에 고단하다. 희망 실종이다. 대한민국호를 끌고 가겠다는 지도자를 꿈꾼다면 지친 국민에게 쾌적한 삶에 대한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이 뒤따라야 옳다. “지도자는 넓은 식견과 굳센 뜻을 지녀야 하니, 책임이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공자의 당부다.
“정치 외면하면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
그렇다. 지도자의 책무는 무겁고도 크다. 고금동서 지도자는 공동체의 흥망을 좌우해 왔다. 지도자의 기본 요건은 무엇일까 .균형 잡힌 식견과 도덕성, 그리고 리더십이다. 중국 춘추시대의 명재상으로 일컬어지는 관중의 경륜이 묻어나는 말은 오늘에도 울림이 크다. 관중은 ‘지도자가 근본을 가볍게 여기면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輕本傾國)’며 “근본과 말단이 분명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험하다(本末昏迷社稷傾)”고 경책한 바 있다.
어느 후보가 우리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 잘할 수 있고, 윤리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 지를 검증해야 한다. ‘매표성 현금 살포’에 현혹돼선 안 된다. 포퓰리즘은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경제와 민생 또한 필수다. ‘백성은 먹고사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以食爲天)’고 했다. 물론 유권자들은 후보의 주변 인물들의 능력과 자질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재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과 추종 세력만을 위하는 배타적 정치꾼은 걸러 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투표로써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자. 100% 흡족한 후보가 보이지 않더라도 ‘누가 덜 나쁜가’를 골라야 한다. 플라톤은 외치지 않았던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