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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먹만 없었지 사실상 싸움판···제천시장 토론회 ‘최악’

지역을 혐오의 정치로 '파멸'시킬 셈인가? 그만들 싸우시길.

 

KBS에서 25일 방영된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천시장 후보자 토론회는 시민들에게 실망감만 남긴 채 끝났다. 지역의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을 기대했던 유권자들 눈에는 이날 토론회가 사실상 ‘싸움판’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와 국민의힘 김창규 후보는 토론 내내 상대의 과거 행정과 공약, 정치 행보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정책 검증보다 감정 섞인 반박과 비난이 반복되면서 토론장은 냉랭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먹만 안 들었지 싸움이나 다름없었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물론 선거 토론회에서 검증과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토론은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누가 더 상대를 몰아붙이느냐가 아니라, 침체된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청년 유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제천의 미래 먹거리를 무엇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시간은 상대를 공격하고 과거를 들춰내는 데 소비됐다. 작정한 듯 서로 상대 발언은 끈고 검증 되지 않은 SNS상에서 펼쳐지던 흙색선전의 소스들이 후보들 입에서 여과없이 튀어 나왔다. 그 과정에서 정작 시민 삶과 직결된 핵심 정책은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 결국 남은 것은 상처뿐인 공방과 피로감이었다.

 

문제는 이런 선거 분위기가 정치 혐오를 키운다는 점이다. 네거티브와 인신성 공방이 반복될수록 시민들의 체감 피로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선거 피로감이 커질 경우 가장 먼저 이탈하는 층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다. “정치가 다 똑같다”는 냉소가 커지면 결국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강성 지지층만 남고 중도층이 등을 돌리는 선거는 결국 지역사회 전체에도 결코 건강하지 않다. 선거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과정이 아니라 시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시민 설득보다 상대 흠집내기에 더 집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토론회를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책은 기억나는 게 없다”, “싸우는 장면만 떠오른다”, “제천 미래보다 서로 감정싸움만 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만큼 이번 토론회는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선거는 결국 시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자리여야 한다. 남은 선거 기간만큼은 각 후보와 진영 모두 상대를 향한 공격보다 시민을 향한 비전과 정책 경쟁으로 돌아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