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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 잘라 왜곡·과거 파묘까지···제천시장 선거판 ‘수준 이하’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다. 누가 더 나은 정책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누가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제천시장 선거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피로감에 더 가까워 보인다.

 

정책은 사라지고,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네거티브만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의 공개 발언 일부를 교묘하게 짜깁기해 온라인에 퍼뜨리며 논란을 키우는가 하면, 이미 수년 전 지나간 사건까지 다시 끄집어내 ‘파묘식 폭로’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반복되고 있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앞으로 제천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인데, 정작 선거판은 과거를 뒤지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선거가 결국 후보 본인의 품격까지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맥락을 잘라내고, 자극적인 단어만 부각시키는 행위는 순간적인 관심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시민들의 신뢰까지 얻기는 어렵다. 오히려 “저 정도밖에 보여줄 게 없나”라는 냉소만 키울 뿐이다.

 

선거는 경쟁이다. 검증도 필요하다. 하지만 검증과 비방은 분명 다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상대 후보의 말꼬리를 잡는 정치가 아니라, 침체된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해법이다. 청년 유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광과 산업, 교육과 정주 여건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다.

 

그런데 지금 일부 선거 진영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미래 경쟁이 아니라 감정싸움에 가깝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이를 조직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듯한 움직임까지 보인다. 시민 입장에서는 정치 혐오만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와 다르다. 선거가 끝나면 결국 같은 지역 안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가야 한다. 지나친 흑색선전과 감정적 공격은 선거 이후 지역사회 갈등의 후유증으로 남는다. 상처는 시민들이 떠안게 된다.

 

제천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침체, 도심 활력 저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마저 수준 낮은 네거티브로 흐른다면 시민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경쟁해야 한다. 정책과 비전,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선거의 품격은 결국 후보와 조직의 수준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민들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게 그것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