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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 ‘편 가르기’ 넘어 손 내민 이재명···새마을에서 읽힌 ‘통합의 정치’

 

이재명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중앙회 방문은 단순한 현장 일정 이상의 정치적 상징성을 남겼다. 진보 진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새마을운동 조직을 공식 방문했다는 점에서다. 더 의미 있었던 건 그 방식이었다. 상대 진영의 역사로 선을 긋기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자산으로 바라보려는 태도가 읽혔다.

 

사실 새마을운동은 오랜 시간 정치적 프레임 속에 갇혀 있었다. 산업화의 상징이자 보수 진영의 역사적 기반으로 여겨졌고, 진보 진영에서는 일정 부분 거리감을 둬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이 대통령은 “공적 영역에서는 네 편 내 편이 아니라 객관적 기준과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에 대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운동”이라고 평가한 대목은 인상적이었다. 역사적 공과를 냉정하게 인정하되, 그것을 현재와 미래의 자산으로 연결하려는 접근이었다. 정치적 진영 논리보다 실질적 가치와 사회적 역할에 무게를 둔 셈이다.

 

현장 분위기 역시 눈에 띄었다. 행사장은 형식적인 의전보다 자유로운 소통에 가까웠다. 청년 해외봉사 확대, 새마을 ODA 모델 구축, 개도국 지도자 초청 프로그램 같은 현실적 제안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부산 새마을회장의 사투리 발음을 두고 웃음이 터진 장면에서는 권위보다 친근함이 느껴졌다. 정치 행사라기보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의 간담회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이날 간담회는 새마을운동을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형 공동체 플랫폼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전국 읍·면·동 조직망과 자발적 봉사 시스템은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자산이다. 대통령이 이를 이념적 거리두기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기반 자산으로 평가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남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묶는 일이다. 갈등을 키우는 정치보다 서로 다른 역사와 가치까지 포용하는 정치가 국민에게 더 큰 안정감을 준다. 그런 점에서 이날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의 만남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통합의 정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