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오지심(羞惡之心)
작게는 시골의 작은 동민을 대표하는 기초의원부터 전국의 254석을 대표하는 국회의원과 선출직 행정기관의 장까지 정치인이라고 하는 그대들의 애처로움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더럽고 혼탁한 물속에서 온갖 치부는 감추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만 돌아가는 영특함에 탄성을 자아내고, 그저 니 편 내 편만 따지는 단순한 바퀴벌레들에게 둘러싸여 마치 자신이 흙탕물 속에서 피어난 연꽃인 마냥 칭송받는 존재로 생각하는 오만함까지 두루 갖춘 위인으로 남으려는 심산인가보다.
고상함으로 포장한들 걸어온 발자국은 남고 시절을 잘 만나 인기를 얻은들 이미 검증된 실력이 한순간에 향상될 리 만무하다. 안 해본 사람이면 변명이라도 있을 테지만 사후평가에는 겸손해 져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수오지심(羞惡之心) 부끄러움을 알고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이라 하셨다. 정치인들과 그의 추종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자신의 과오를 감추고 변명하기에만 급급하다면 아무리 화려한 비전과 자신감으로 공약을 쏟아낸들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다면 인간이 될 수 없고 그런 자들이 집권한다면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될 것이다.
이념이라 포장하고 이익으로 뭉친다
기자가 수년 전 한 정치인의 선거 캠프에서 들은 말이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후보가 당선되고 난 이후 절대 자신의 자리나 이익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혹시 다른 생각이 있다면 이 캠프를 떠나라” 상당히 멋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멋짐은 얼마 가지 못했다. 그 인물은 수개월 뒤 제천시가 출연한 어느 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참 씁쓸한 결말이다.
이 솔직하지 못한 집단들은 겉으로는 정당에 소속돼 이념과 가치를 들먹이지만, 속은 시커먼 욕심을 감추고 선량한 시민들 속에서 반칙으로 이익을 취하는 기생충일 뿐이다.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화가 난다면 그것은 자신을 부정하는 감정의 문제이지 과오를 따지기 시작하면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과 주변인들은 사회 곳곳에 암약해 이익을 취하면서 혼란만 일으킨다. 선거 공약은 뭉개버리기 일쑤고 빈약한 공약마저도 그 성과가 흐지부지하다. 대한적십자 회장의 인종차별 발언이 국가적 망신을 일으킨 사례처럼 단체장 측근이 위관단체장에 임명되면 사고 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소위 ‘로컬리더’라 하는 분들 중 미래정책을 다루는 이가 없다. 술자리 정치로 그 자리에 올랐으니 제정신에는 되는 일이 없다.
소멸위기 도시에 자치분권 강화정책이 통할까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강화정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방행정력이 높아지고 지방교부세만 높인들 토착 세력과 기회주의적인 정치세력들의 방해로 정상적인 균형발전의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권한 강화에 견제 장치만 약화할 뿐, 썩은 부위만 더 늘어난다. 지역 기자들을 믿는가?
인구감소에 따른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자치단체는 행정력 통폐합이 먼저다. 청주권, 북부권으로 나뉘어 수십 년간 박달재를 넘지 못한다는 충북도 지원을 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생활권 현실을 보면서 우리도 도시 통합정책인 ‘메가시티’ 정책을 도입해 기업들처럼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행정을 통합운영하는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새로운 통합 도시명을 논의하고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는 행정구역 편성으로 얼마든지 혁신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언제까지 지엽적인 갈등과 다툼만 하고 있을 것인가. 솔직히 일반 시민들은 떠나면 그뿐이라 심각성이 덜 하겠지만,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사명감이 있다면 이 솔직한 문제점을 임기응변으로 넘기기보다 과감한 첫 시도를 해야 비로소 역사에 남을 업적을 이룰 것이다. 만약 줄어드는 지역구, 단체장 자리가 아까워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그자가 지역을 팔아먹는 범인이다.
